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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바로 교회다!
서장원 2007-09-11 추천 0 댓글 0 조회 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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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바로 교회다!

 

목회자로서 교회를 섬기기 시작한 이래로, 거의 매주 주말마다 해온 일이 있다. 그것은 예배순서와 교회소식이 담긴 주보를 접는 일이다. 나는 지금도 주보를 접는다. 몇 장씩 겹쳐서 한꺼번에 접으면 그만큼 시간은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밀려서 접히기 때문에, 접더라도 꼭 한 장씩 접는다.


그러나 답답하게도 접을 때마다 좌절(?)을 경험한다. 아무리 손에 힘을 주고, 집중해서 한 장씩 접어보지만, 정확하게 접히지 않는다. 주보를 접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좌절이다. 문제의 원인은 용지에 있었다. 예리하게 절단되어 크기가 똑같을 것 같았던 용지가 실제로는 모두 달랐던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생김새도, 생각도, 느낌도, 삶의 여건도. 이런 사람들이 모이면 ‘공동체’라고 부른다. 공동체의 가장 큰 특징은 ‘다름’이다. ‘다름’의 그림자는 ‘잘 맞지 않음’이다. 당연하다. 그러므로 공동체의 과제는 ‘일치’라기 보다는 ‘조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치하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겠으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인류 역사상 첫 번째 공동체인 아담과 하와의 공동체도 무너졌다. “이제야 나타났구나, 이 사람! 뼈도 나의 뼈, 살도 나의 살”(창 2:23)이라고 그렇게 기뻐하면서 노래했던 아담이 어느 날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짝지어 주신 여자, 그 여자가 그 나무의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그것을 먹었습니다”(창 3:12)라고 말했다. 가인과 아벨의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시기와 질투가 생기니까, 자기 동생을 죽이고 말았다. 공동체에는 잘 맞지 않음으로 인해 생기는 어두운 면이 있게 마련이다.


교회를 생각해본다. 교회는 교회당이 아니다. 교회당은 교회의 집회 장소일 뿐이다. 교회는 한 마디로 말해서 ‘모임’이다. 모임은 혼자서 이룰 수 없다. 적어도 둘 이상이 모여야 된다. 교회도 공동체인 셈이다. 인격의학의 창시자인 스위스의 폴 투르니에는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는 혼자 할 수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란 예수를 믿는 사람이다. 성경은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증거한다(엡 1:23). 누구든지 예수를 믿으면, 믿는 순간 교회의 한 부분, 즉 지체가 된다. 물론, 이 모두가 다른 지체들이다. 하지만, 이 모두가 모여야만 ‘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머리가 몸이 아니고, 눈을 몸이라고 할 수 없는 이치이다. 이렇게 우리 몸은 ‘몸 아닌 것들’이 함께 모여서 만들어졌다. 교회도 이와 마찬가지다.


교회만큼 다양한 모습이 있는 곳도 드물 것이다. 모든 것이 다르지만, 일반 공동체와 비교할 때 다른 것이 또 하나 있다. 믿음이다. 믿음으로 인해 공동체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믿음의 색깔도 다르고, 믿음의 크기도 다르고, 믿음의 표현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믿음이 다른 점이라면, 교회는 분명 다른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어가야 한다.


우리 몸의 지체는 서로 섬기고, 섬김으로써 함께 살아가게 되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함께 서로 살리는 모임이다. 목사는 평신도를 살리고, 평신도는 목사를 살리고, 어른은 어린이를 살리고, 어린이는 어른을 살리고, 나는 너를 살리고, 너는 나를 살리고……. 이렇게 서로 서로 살림으로써 조화를 이루어가는 모임, 그것이 바로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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